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지우개(20170312)

Chungwoo 2017. 3. 12. 21:55










지우개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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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못 써 내려온 문장이 있듯이

잘못 살아 온 세월도 있다


바닷가에 앉아서

수평을 보고 있으면

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

이 바다를 찾아 오는 이유를 알겠다


굳은 것이라고는

다 불변의 것이 아니고

출렁인다고 해서

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












굳은 땅에서

패이고 갈라진 것들이

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

바다에 이르면 철썩철썩 제 몸을 때리며

부서지는 파도에 실려

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

멀리 수평선 끝에서

평안해지고 마는구나










잘못 쓴 문장이 있듯이

다시 출발 하고 싶은 세월도 있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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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,3.12

송순태 지우개 중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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