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우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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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못 써 내려온 문장이 있듯이
잘못 살아 온 세월도 있다
바닷가에 앉아서
수평을 보고 있으면
땅에서 잘못 살아온 사람들이
이 바다를 찾아 오는 이유를 알겠다
굳은 것이라고는
다 불변의 것이 아니고
출렁인다고 해서
다 부질없는 것이 아니었구나
굳은 땅에서
패이고 갈라진 것들이
슬픔으로 허물어진 상처들이
바다에 이르면 철썩철썩 제 몸을 때리며
부서지는 파도에 실려
매듭이란 매듭은 다 풀어지고
멀리 수평선 끝에서
평안해지고 마는구나
잘못 쓴 문장이 있듯이
다시 출발 하고 싶은 세월도 있다
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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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17,3.12
송순태 지우개 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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