Flower & Tree

Ivy(20121109)

Chungwoo 2012. 11. 9. 10:09

 

 

 

 

 

담쟁이

 

 

도종환

 

 

 

 

 

 

저것은 벽

어쩔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

그때

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

물 한방울 없고

씨앗 한 톨 살아 남을 수 없는

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 할 때

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

한뼘이라도 꼭 여럿이 손을 잡고 올라 간다

푸르게 절망을 다 덮을 때 까지

바로 그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

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

담쟁이 잎 하나는

담쟁이 잎 수천개를 이끌고

결국 그 벽을 넘는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2012.10.28

정릉천변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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